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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독서카드'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07.02 [요시모토 바나나] 하드보일드 하드럭
  2. 2012.04.02 :: 읽은 책 목록 2012
  3. 2011.11.14 [박경철]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1
  4. 2011.05.10 :: 읽은 책 목록 2011



빨래하러 C집에 갔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드보일드 하드럭"을 읽었다.
하드보일드 부분은 읽으면서 조금 힘들었는데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하드럭 부분은 청명한 가을하늘 처럼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으로 읽었다.
(때마침 소나기가 그쳐서 해가 뜨고-)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지금은 구절구절이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저.. 별을 볼 수 있는 천창달린 집 얘기, 가을하늘 얘기가 예전 내 감성을 일깨워주었고,
언니의 장례식 후에 식물인간인 언니의 몸이라도 볼 수 있었던 그 때가 그립다는 얘기, 
이탈리아 유학을 다시 준비하면서 시간이 다시 흘러가기 시작한다는 얘기,
그리고 언니가 죽어가는 시간은 다른이로 하여금 결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신성한 시간이라는 얘기 등이 맘에 많이 와닿았다.

그러면서, 그렇게 소중했던 한 사람이 가고, 그 아픔 와중에도 또 새로운 만남이 있고..
그 만남이 지리멸렬한 사랑이 아니라, 담담히 피어나는 사랑이라는 것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지친 나에게 왠지 모를 위로와 힘이 되었다.


읽으면서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고,
애인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무언가 까다로워지는데, 그냥 큰 오빠 정도로 생각한다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나는 결국 그들 곁에서 그들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게 되듯이, 
연인이 될 그 사람에게도 '친오빠'라는 이름을 붙이면 그렇게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가볍게 읽은 책인데, 이상하게 한껏 울고 난 것 처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잊고 있던 내 맘의 여린 것들이, 갓난아기의 팔락이는 숨구멍처럼 도곤도곤 자신의 존재를 일깨우는 듯한.
나 아직 여기 있어. 내가 있다는걸, 이런 세상이 여전히 있다는걸 잊지마,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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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2월
(1.) Ich bin dann mal offline / Christoph Koch / Blanvalet


* 2012년 4월
2. 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 / 송봉모 / 바오로딸
3. 광야에 선 인간 / 송봉모 / 바오로딸
4. 예수마음기도 / 권민자 / 성바오로
5. 신앙의 인간 요셉 / 송봉모 / 바오로딸


* 2012년 6월
(6.) Die Geheimnisse der sieben Weltreligionen
(7.) 식별 / 마르코 이반 루프니크 / 바오로딸


* 2012년 7월
8. 하드보일드 하드럭 / 요시모토 바나나 / 민음사


* 2012년 8월
(9.) 빈서판 / 스티븐 핑커 / 사이언스 북스
10. 사랑의 기초 / 정이현 (co. 알랭 드 보통) / 톨
11. 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12.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 이지성, 정회일 / 다산라이프
13.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스님 / 쌤앤파커스


* 2012년 9월
14. 마더 데레사: 어둠 속 믿음 / 그레그 와츠 / 바오로딸 
15.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통계
(16.) 칠층산 / 토머스 머튼 / 바오로딸

* 2012년 10월
17. 책상은 책상이다 / 페터 빅셀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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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유명한 책이다. 오히려 그래서, 그렇고 그런 병원에세이 정도 될거라 생각해서 굳이 사서보지는 않았던, 그래도 저자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때문에 늘 마음 한편에 궁금즘이 일던 책이었다. 우연히 지인의 집에서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빌려 읽었다. 한편으론, 굳어진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녹여줄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이 책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젊은 따뜻함' 정도랄까. 벌써 6년도 더 된 책이고, 그 사이에 저자도 많이 깊어지고 성숙했을텐데, 그동안 내가 트위터를 통해 보아온 그의 글에 비해서 이 책에서 보여지는 그는 참 '젊다'. 한참이나 어린 내가 이렇게 평하는 것이 스스로도 조금 우습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그의 세상 바라보는 눈은 마치 아직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그리고 자신이 그 주체 중 하나라고 믿는 젊은이의 눈 같다.
내가 보기에 그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방된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의지이다. 그는 끝없이, 자신만이 주체가 아니라 타인 역시 주체라 믿고 상대의 삶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그것이 그를 치기어린 젊음에 갇히지 않게 해준다.

이 책에서 가장 내 마음을 울리고 녹인 것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맞닥뜨린 이들의 반응이었다. 드러나는 양상이야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떠난이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는지를 느끼게 하는 그들의 태도는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슬프기보다 아프고, 절로 떠난 이를 위해 기도하고 싶게 만든다. 또한 나의 하루하루 고민들이 얼마나 사치스런 고민인가 자문하게 되며, 서경석씨의 추천서처럼 '오늘 하루를 숨 쉬며 살아가는 것을 감사하게' 만든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모 종교의 신도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의사의 위치에서 일반적 의료행위(ex. 수혈 등)를 거부한 한 인턴의 에피소드인데, 그럴거면 왜 의사가 되었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 신도에게도 그들의 신념에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가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 나는 의사가 되었다'고 대답한다. 또, 문둥병 환자를 갑작스레 마주친 의사가 당황한 기색 없이 '이 분 많이 힘드셨겠네..'하고선 환자의 손을 잡아주며 담담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 그리고 앞서 말했듯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맞닥뜨린 이들의 여러 모습들이 마음에 남는다.
더불어, 책의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차는 기분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차 마시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고 마셔야지, 차로 마음을 다스리려 들면 안됩니다." 하던 어떤 스님의 말씀도 오래 머무르게 된다.


.. 원하던 대로(?), 책을 읽으면서 눈물도 났고, 평범한 하루에 감사하기도 했다. 왠지 불순하게 느껴지는 나의 감동이 한편으로는 많이 부끄러우면서도, 그렇게라도 따뜻함이 간절히 필요했던 내 상황을 억지로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본다. 책을 다 읽은 지금, 결국 이 책에서 내게 남는 두 가지는 죽음과 사랑 이다.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힘은 사랑이고-누군가를 사랑하는 혹은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죽음앞에 아프고 숙연해지는 것도 사랑 때문인듯하다. 훗날 후회없기 위해서라도, 늘 죽음을 염두하며 사랑주고 사랑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내 일에 대해서도, 내 삶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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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3월
1. 크로스 / 정재승, 진중권 / 웅진 지식하우스
2.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김정운 / 쌤앤파커스
(.) Mein Leben als Mensch / Jan Weiler / rororo

+ 2011년 4월
3.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2 / 현각 / 열림원

+ 2011년 5월
이런, 책 한 권 안 읽은 5월..

* 2011년 6월
4.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 웅진
(5.) 고슴도치의 우아함 / 뮈리엘 바르베리 /아르테

* 2011년 7월
(6.) E=MC² / 데이비드 보더니스 / 생각의 나무
(7.) 심리학을 변화시킨 40가지 연구 / 로저 R. 호크 / 학지사
(8.) 아직도 가야할 길 / M. 스캇 펙 / 열음사
(9.)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 이마고

* 2011년 11월
10.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1 / 박경철 / 리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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